번역기

Technology 2009/11/24 23:06

우리 나라는, 세계에서 번역기를 가장 필요로 하는 나라 중 하나이다.

국내 개발자들의 가장 높은 벽, 영어.

국내 개발자들이 부딪히는 가장 큰 벽 중 하나는, 바로 영어이다. 외국에서는 매달 수많은 양서가 쏟아져나오지만, 영어에 익숙지 못한 국내 개발자들은, 그 중에서 극히 일부 서적의 번역서만을 접할 수 있다.

그뿐 아니라, 번역서 중 일부는, 번역 품질이 떨어져, 그조차도 읽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또한, 외국 개발자들의 블로그는 가장 빠르게 신기술을 접할 수 있는 곳이지만, 블로그 자체가 번역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며, 일반적인 번역기를 통한 번역의 경우, 번역 품질이 낮아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물론 본인의 경우에는 미국 유학을 다녀온 덕에, 원서 읽는데 별 지장은 없다. 하지만, 시장 전체를 바라보았을 때, 정보가 원활이 유통되지 않아, 시장 가능성 자체가 낮아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 개발자들의 영어 장벽으로 인한 피해가 없다고 하면 그것은 거짓말일 것이다.

모든 사람이 꼭 영어를 잘 해야하는가

나는 오래전부터 이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가져왔다.

과연, 모든 사람이 영어를 잘해야만 할까?

특히 요즘 어린이들을 보면, 우리말인 국어보다 영어에 더 익숙한 경우가 많다. 몇 년 전에 길을 걷다가, 4~5살쯤 되어보이는 어린이가, "엄마, six가 한국어로 뭐야?" 라고 묻는 장면을 보기도 했다.

과연 우리의 얼이 깃들어있는 우리말보다 먼저 배워야할만큼, 영어는 우리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일까?

그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사람들은, 학창 시절부터 시작해서 정말 많은 시간을 영어 공부에 투자한다. 그 시간을 자신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다른 공부에 투자하면, 그만큼 한국이 더 앞서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사람을 하나의 기업으로 본다면, 영어는 몇몇 사람만 잘하면 된다. 모든 사람에게 있어서, 영어가 핵심 역량은 아니므로, 모든 이들이 영어에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즉, 다시 말하면, 정말 영어가 필요할 때는 아웃소싱을 하면 된다.

하지만, 문제는, 현재 적당한 가격에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외부 소스가 없다는 것에 있다. 다른 사람에게 직접 이를 요청하자니, 비용이 만만치 않다. 그나마 일부 저가에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ex. 구글 번역기)가 있긴 하나, 그 품질이 일반적인 요구에 비해 너무 낮다.

구글의 번역기

나는 구글 번역기를 보면서 늘 이런 생각을 한다. 영한 번역기를 가장 잘 만들 수 있는 나라는 바로 한국인데, 그리고 또 그 번역기가 가장 필요한 것도 우리인데, 왜 외산 번역기가 우리를 앞서나가야만 하는 것일까.

물론, 구글의 경우, 여러 나라의 언어를 번역하는 기술을 개발하면서, 그만큼 직교적인 부분을 많이 찾아내어 좀 더 수월한 개발이 가능하였다고 볼 수는 있다. 하지만, 여전히 자존심 상하는 일임에는 틀림없다.

훌륭한 번역기를 만드는 일은, 나라말 사랑을 실천하는 또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국가 차원에서의 지원

하지만, 자동 번역이나 통역 기술, 음성 인식 기술 등은 일반적인 사기업에서 담당하기에는 리스크도 높고, 투자 비용도 어마어마하다. 즉, 어느 정도는 국가 차원에서의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인데.

물론, 국책 연구 과제로서 ETRI에서 자동번역 기술을 개발하였고, 몇몇 기업으로 기술 이전이 되어, (비록 유료이지만) 기술 문서 번역 등에 사용이 되고 있다. 하지만, 기술 문서의 특성 상, 카테고리가 명시되어 있거나, 한정적인 용어 사용, 상대적으로 명료한 문장 구조 등, 일반 문서 번역에 비해 다소 구현이 용이한 편인데다가, 정작 그 품질도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한 마디로 말하면, 아직은 걸음마 단계라는 것.[각주:1] 그리고 앞으로도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

글쎄, 적어도 이명박 정부에 기대하는 것은 무리겠지만..

마치며

영화를 보다 보면 모든 언어가 자동으로 번역/통역이 이루어지는 기기나 시스템 등을 보며 신기해하곤 한다. 마치 꿈만 같은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사실 상 불가능한 기술은 아니다. 그리고, 가까운 미래에 현실화 될 기술이기도 하다.

꿈을 현실로 만드는 첫 인물, 첫 기업, 첫 국가는 막대한 부와 명예를 얻을 것이지만, 정작 지금은 현실은 적어도 그것이, 한국인, 한국 기업, 대한민국일 가능성이 다소 낮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마음만 먹으면 너무도 쉽게 고칠 수 있는 현실, 왜 그들은 바꾸려하지 않는 것일까.

  1. ETRI가 특별히 무엇인가를 잘못했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국가적 차원에서의 투자나 인식, 그리고 현재까지의 결과물이 아직은 걸음마 단계라는 뜻.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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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찬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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